일본은 1970년대부터 에너지 자원의 다양화를 통한 해외자원개발을 추진해
왔으나, 리스크 회피를 위해 기업 중심의 해외자원개발보다는 이른바 ‘one
project, one company' 원칙에 의해 프로젝트 중심의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메이저기업과 대항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기업을 육성하는데 실패하
면서 일본은 경제력에 비해 자원개발 산업 수준은 크게 뒤쳐져 있다
일본은 이러한 정책적 실패를 인정하고 총에너지 수요의 84%를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에너지 중단에 대비한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서 해외에서의 자주개발의 핵심 주역이 되고자 한다. 우선 국제 경쟁력이 있는 경영규모의 경쟁력 등을 갖춘 ‘중핵기업’이 독립된 메이저로 성장할 때까지 정부가 자금, 정보 및 기술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하여 육성하기로 하였다. 또한 이중핵기업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흩어져 있는 일본의 유전자산을 INPEX라는
정부 출자기업으로 흡수하고 제국석유와의 통합을 통해 대형 석유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토대를 확보했다. 공공부문(JOGMEC), 석유개발 전문기업(INPEX), 민간 종합상사(미쓰이 등)가 주축이 되어 대규모 프로젝트 및 생산자산 지분매입 위주의 참여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한국석유공사, 2006) 또한 최근 일본의 경제산업성(METI)는 그 동안 철폐했던 자주개발 목표도 재설정하여 현재의 10% 수준에서 2030년까지 40%까지 자주개발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신국가에너지전략을 통해 공개했으며, 에너지안보 확보를 위해 정부차원의 자금지원 확대 등 상류부문 자산취득에 대한 총괄적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발표했다. 이로 인해 하나의 에너지원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일 없이, 공급중단 리스크가 작은 에너지를 중심으로, 에너지원의 다양화를 꾀하며 그 일환으로써 에너지 자급률 향상을 기초로 하고 있다. 2006년 석유 천연가스 개발 부문 예산을 전년대비 약 100억엔 증가한 709억엔(약 6억불)으로 편성했다.
일본은 중동에서 대안을 찾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아프리카에 대한 자원외교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더욱 눈에 띄는 점은 미국 눈치 보기에 급급한 일본이 에너지 문제만큼은 독자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이다. 이란이 미국으로부터 잠재적인 핵무기 보유국으로 비난받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이 이란과 에너지 안보동맹을 맺기란 쉽지 않았지만 결국 계약을 성사시켰다. 대내적으로는 기존의 일본석유공사와 광물자원개발공사를 통합해 국영석유가스공사를 설립
하는 등 해외자원개발을 통한 에너지의 자주적 개발능력 제고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전가림, 2005)
또한 에너지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자원외교를 활발하게 전개 중에 있다.
공적개발원조(ODA) 등을 활용하여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중앙아시아 지역의 자원 확보를 추진하고 동시베리아 석유 도입 루트 확보를위해 총리 등 정부 인사들이 잇따라 러시아를 방문하여 경제지원을 약속하는등 외교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공공석유개발업체인 석유자원개발(JAPEX)이 일∙러간에 추진 중인 동시베리아 유전의 매장량을 확인하는 탐사작업에 참가할 예정이며, 시베리아 송유관 건설 및 탐사, 시추 비용 제공을 조건으로 러시아 에너지원 개발에 있어 일본의 입장을 강화시키고자 하고 있다. 석유개발과 관련하여 2003년 9월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10억달러 상당의 무상원조와 30억 달러의 부채 포기를 약속한 바 있다.(이재승, 2005)
일본의 대표 종합상사인 미쓰비시상사의 경우, 미쓰비시가스, 미쓰비시화학등 연관기업과 컨소시엄을 형성하여 세계 각국에서 자원개발사업-정유 및 석유 화학 플랜트 지분 참여-과 현지 석유화학사업 투자를 공동 진행시키고 있다.(박중구, 2007)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가 국가안보의 최대 이슈로 등장하면서 일본은 러시아와 영토 분쟁으로 러시아에 대규모 투자를 자제했으나 최근 러시아가 가장 중요한 에너지 공급원이자 거대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러시아에 대한 실용외교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에너지 안보의 최대 위협으로 중국을 바라보고 있다. 이미 동시베리아 송유관 노선을 통해 중국과 일본의 갈등은 표면화된 바 있다. 오랫동안 중앙아시아에 공을 들여온 일본은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중앙아시아 5개국이 참여하는 ‘중앙아시아 공동시장’ 창설을 주도함으로써 에너
지의 안정적 확보와 중국 및 러시아 견제 장치를 마련했다.(최배근, 2004)